인턴, 청년들만의 전유물이라고?<정의란 무엇인가>로 소속 기관인 하버드 대학교를 넘어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철학과 교수 마이클 샌델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천재입니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힙니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최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스타인데요. 이런 그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공정을 위해 지지된 능력주의라는 가치는 과연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한 것이 맞나요? 고령화 사회 속 소외되는 고령층: 직업훈련이 청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4월 14일 재정동향 5월 호를 통해 고령자 재취업 지원 서비스가 가진 장단점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20.3%로 우리나라는 명확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34.1%, 실업률 3.6%에서 계속 상승하는 추계로 고령층 중 현재 미취업자 비중은 44%인 649만 명이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55~79세 인구 중 지난 1년간 직업능력개발훈련에 대한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8%(189만 명)에 그쳤습니다. 통상 고령자는 낮은 훈련 참여율, 높은 중도탈락률, 적은 취업률 등으로 훈련과정 운영과 성과관리에 적합하지 않아 맞춤형 직업 훈련 지원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어 왔는데요. 직업능력개발 체계는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현 운영 구도에서는 취업률, 고용유지율 등 성과가 핵심 요소로 반영돼 훈련생 선발 시에도 취업, 고용 유지 가능성이 높은 훈련생만 선택할 수 있다는 지적과 상충됩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기회 제공 자체가 공평하지 않으며 특정 집단에 유리한 능력주의는 절대 공정할 수 없다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문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특별한 기술 없이 쉽게 대체 가능한 직군으로 취업한 노인과 청년이 있다고 가정할 때에 일반 정서와 사회 분위기상 더 쉽게 부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년이 우대되어 노인이 쉽게 중도 퇴직하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쉽게 작성됩니다. 이것을 단지 노인 근로자가 청년 노동자에 비해 의지가 부족해서, 노력이 모자라서로 해석할 수 있는 걸까요? ◆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가 우대받는 인턴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시니어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능숙하고 노련해야 할 것 같은 어감의 시니어와 풋풋한 실수도 의례 허용되는 인턴이 만난 제도라 신선하신가요? 처음 듣는 분께서 머쓱할 만큼 본 제도는 2011년부터 시행된 유구한 이력이 있습니다.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에게 기업 내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업 능력 강화와 재취업 기회를 촉진하는 사업인데요.
정부는 시니어 인턴십으로 구직자를 채용하는 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해 줍니다. 인턴 지원금, 채용 지원금, 장기 취업유지 지원금 이렇게 3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인턴 지원금은 시니어 인턴십 참여 기업에 월 급여의 반을 3개월 동안 지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참여자 1인당 최고 월 37만 원이 지원됩니다. 또한 참여 기업이 인턴 종료 이후 계속 고용 계약(6개월 이상)을 체결할 경우, 채용 지원금으로 3개월 동안 최고 월 37만 원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총 222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받는 셈인 것이죠. 마지막으로 장기 취업유지 지원금은 인턴십 사업으로 18개월 이상 고용한 뒤, 6개월 이상 계속 고용 계약을 체결한 경우 총 9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시니어 인턴십은 노인과 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입니다. 노인은 실제 기업에서 일하면서 다른 일자리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참여 기업은 구인난 해소, 인건비 절감, 고령 친화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럽게 되겠지요. 은퇴 후 재취업을 시니어 인턴십 제도로 성공시키겠다는 정부의 꿈이 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꿈이 이상에만 국한된 것인지 현실로 실현해 살고 계신 분들의 인터뷰를 들어 보겠습니다. 시니어 인턴십 참여기업, 친정맘 우정숙 실장한국산후관리협회 회원사 친정맘 용산지점에서 상담 실장일을 하고 있는 우정숙 실장(61)님과 가정주부로서 경력단절 여성으로 살다가 올해 시니어 인턴십 과정을 통해 취업했다는 이춘희(63) 관리사님은 동년배입니다. 두 분은 시니어 인턴십 사업의 고용주와 근로자로서 인연을 맺은 이후 만족도 높게 현재를 즐기고 있었는데요. 보건복지부 정부 지원을 받는 산후도우미 산업 군 또한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이런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Q. 시니어 인턴십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산후도우미 이슈는 워낙 지속적으로 자주 있어온 우리 사회 문제이잖아요. 특별히 지금과 같은 전염병 시대 속에서 내 집에, 특별히 가장 면역력 낮은 신생아와 산모가 활동하는 시간대에 누군가를 들인다는 건 정말 엄청나게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희 지점은 검증된 인력을 파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예약을 포기하는 게 낫다 주의를 철저하게 지켜 왔어요. 그런데 평판 좋은 인력이라고 섭외했음에도 같이 일해보면 서로 우선순위가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까 이것저것 검색해 보고 여기저기 다양한 사람, 기관과 얘기해 보던 중 시니어 인턴십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Q. 시니어 인턴십을 이용하여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와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어떻게 다르던가요? 저희 지점은 시니어 인턴십 이용 여부에 따른 복지나 임금 차별이 없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실 차이점을 느낄 수 없으실 거 같고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덜한 게 크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제도를 이용하다 보니 조금 더 용기 내어 새로운 인연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아직까지 느낀 게 없어요.
Q. 관리사 우춘희님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산후도우미 서비스 친정맘은 인력 파견뿐 아니라 정부 지원 바우처 산후 관리사 교육기관으로서 직접적인 직무 훈련도 정기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춘희님은 직업인으로서는 오랜 공백이 있으셨지만 자제분들 손주를 제1의 양육자로서 돌보며 얻은 자신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정 수료, 취업을 희망하고 계신 상태였고요. 거주지를 근거로 저희 지점과 근무 원하신 상태라 본사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저와 연결시켜 주셨어요. 저희 업체가 업계에서 20년 정도 됐다 보니깐 이런 매칭은 사실 건수가 많아요. 그렇다고 다 근로 체결로 이뤄지지는 않는데요. 우춘희님과 대화를 나누고 시뮬레이션, 롤 플레이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며 조금씩 신뢰를 쌓을 수 있었고 지금의 인연으로까지 서로 관계가 발전하게 됐습니다.
Q. 시니어 인턴십을 아직 모르는 고용주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시니어 인턴분들의 근무 시간은 회사와 지원자가 논의하여 정할 수가 있어요.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의 경우를 예시로 든다면 파트타임형, 풀타임형이 존재하죠. 파트타임형의 경우는 대개 사회적 경제, 소상공인 지원, 지역 기반형이 있는데 이때 근로자는 주 2-3회, 월 최대 57시간 활동을 하게 됩니다. 풀 타임형에는 중소기업, 그린/디지털 회사가 속해 있고 이 경우는 주 5일, 4대 보험을 적용하여 일을 해요. 따라서 회사 및 근무자의 사정을 존중할 수 있는 유연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많이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정하는 많은 해당 기업들이 저희처럼 꼭 이 제도를 활용하여 도움받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업을 악용하는 사례 또한 있다고 들었는데 이거는 진짜 한수만 내다보고 두 세수를 희생시키는 경우입니다. 공공기관에서 호의로 제공한 기회를 오염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시니어 인턴십 참여 근로자, 친정맘 우춘희 관리사Q. 시니어 인턴십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젊었을 때는 반찬 가게, 식당일 등 사회 활동을 했었지만 3남매를 낳고 기르다 보니 오랜 시간, 전업주부로만 살았었거든요. 다시 경제 활동을 제가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아예 없었습니다. 저희 아이들 셋이 다 결혼을 해서 손주를 키우게 됐는데 엄마로서 아이를 돌볼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기쁨이 있더라고요. 젊을 때는 아는 것도 적고 경험치도 좁아 오매불망 아가가 어떻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기만 하고 그저 고단했는데 지금은 엄마 아닌 할머니의 눈으로도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되어 그런가 너무 귀하고 예쁜 마음이 피로를 이기더라고요. 저희 애들이 결혼들을 좀 일찍 해서 어느 정도 손주들도 제 손이 필요한 단계가 얼추 지났어요. 그러고 나니깐 마음이 공허하고 뭔가 모르게 쓸쓸하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나는 더 도움을 듬뿍 줘 보고 싶은데 그 누군가가 마땅하지 않은 느낌? 우리 딸이 강남연세소아청소년상담센터 부설 한국심리언어 연구소(부청부평)에서 일하는데요. 여기 파트너 기업이라고 친정맘을 소개해 줬어요. 엄마 보니깐 신생아 키우는 거 너무 적성 잘 맞아 하던데 한번 교육도 받고 간헐적으로 일도 해보면 어떻겠냐고요. 처음에는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직업 훈련을 받고 남의 집 돌아다니며 일한다는 게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용기 내어 막상 경험이다 하고 문화센터 가듯 기관에 방문했더니 제 또래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같이 살아온 삶도 살아갈 인생도 얘기하면서 인턴십을 알게 되고 지금의 취업으로까지 행보를 잇게 되었습니다.
Q. 오랜 공백, 처음 해보는 분야로의 취업 경험해 보시니 어떠신가요? 사실 교육훈련을 오래 받아 그렇지, 이렇게 전적으로 일한 거는 몇 달 안 돼요. 그래서 그런 질문을 제가 답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험해 국한해 말씀드린다면 다 마냥 좋습니다. 저는 사무실을 잘 만나서 4대 보험을 납부하면서도 한 달에 20일 이런 식으로 다 일수를 채워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황을 고려하여 사전 합의가 된 날짜만큼만 근무를 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이번 달에는 우리 손주 봐줄 일도 있어서 일을 10일밖에 못해요 하는 것도 서로 양해가 되는 근무 환경인 거죠. 그래 그런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아이가 크면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감이 있을 것도 같은데 신생아들 돌보는 건 사실 힘보다는 기술의 영역이거든요. 집안일도 그렇고요. 그래서 처음에 혼자 걱정했던 게 무색할 만큼 잘 적응하고 좋은 평 받으며 일하고 있어요.
Q. '인턴십'을 통한 취업이셨잖아요. 일반 취업과 다른 점이 있으셨나요? 주기적으로 회사 요청에 맞춰 4대보험 가입 내역서를 전달해 주는 것? 그거 빼고는 제가 인턴십 통했는지 그냥 취업한 건지 특별히 자각할 계기가 없어요. 처음에는 '인턴십'을 통한다고 하여 내가 좀 부족해도 회사에서 많이 봐주겠지 하는 기대가 약간 있었는데요. 소비자인 산모 가정에서는 이런 내용을 일절 모르기도 하거니와 신생아 가정 돌봄 노동에 봐주는 게 어떻게 있을 수 있겠어요. 똑같습니다. 다른 점은 잘 모르겠네요.
Q. 직장인으로서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도 저희 애들 낳던 때가 생생한 제게 손주가 이렇게 많이 생긴 걸 보면 인생 참 찰나이구나 싶은데 또 짧지 만도 않은 게 우리네 삶 같아요. 관심 있고 재주 있는 분야로 더 많은 시니어 분들께서 취업을 희망하시고 삶에 새로운 활력을 갖게 되셨으면 합니다. 휴일, 휴식시간이라는 건 근무일, 근무시간이 있어야 주어지는 거더라고요. 제한이 없는 휴식은 때로 노동이 되었던 거 같아요. 건강하게 일하고 즐겁게 쉬는 삶을 더 많은 분들이 꿈꿔 보셨으면 좋겠고 잘은 모르지만 시니어 인턴십이 되게 다양한 분야에 있다고 하니깐 노인이라서 안된다고 생각했던 틀을 깨고 더 많은 분들이 역발상으로 노인이라서 된다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런 자세로 앞으로도 꾸준히 이 일을 즐기고 싶습니다. 경험하지 않은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활용하는 기업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니어 인턴십 참여 업체와 인원은 계속 상승되는 추세입니다. (2011년 3643명으로 시작, 2019년 7349명, 2020년 15,547명) 2020년 기준 시니어 인턴십 계속 고용률이 96.3%에 달하고 참여자 평균 연령으 65세, 참여 노인 1인당 월평균 소득도 2013년 813,079원에서 2020년 최고 1,937,079원으로 증가한 것을 볼 때 이것은 행정을 위한 행정은 아니라고 여겨지는데요. 이 대세를 참고하여 정부는 올해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더욱 확대하였습니다. 2022년 노인 일자리 사업의 규모는 84만 5000명입니다. 이중 취업형(시니어 인턴십, 취업알선형) 노인 일자리 사업은 전년 대비 1만 4000개 증가한 12만 7000개입니다. 사업을 전담할 수행기관도 확충됩니다. 2022년 수행기관은 서울 25개를 포함해 전국 248개로 250여 개에 이릅니다. 수행기관은 노인과 기업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며 시니어에게 알맞은 교육훈련을 제공하지요.
무기력한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쉼이 아니라 적절한 노동일 지도 모릅니다. 단지 생계만을 위한 취업이 아니라 생에 활력을 주는 수단으로서의 취업이 더 많은 노인 연령층에 전파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고용노동부 정책기자단의 기사는 기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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